저는 학창 시절 내내 모범생 그룹에 속했지만, 유독 '노는 애들'이라고 불리던 친구들에게 편견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겉으로만 반듯해 보이면서 교만에 빠진 우등생들이 더 눈에 거슬렸죠. 그래서인지 굿윌헌팅 속 윌 헌팅이라는 인물이 유독 남의 일 같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천재적 두뇌를 가졌지만 가정폭력 트라우마로 마음의 문을 닫은 청년, 그리고 그를 치유하는 한 심리학자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장 서사를 넘어 오늘날 청년 세대가 겪는 심리적 고통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었습니다.MIT 청소부 천재와 애착 회피의 심리학영화는 MIT 복도 칠판에 적힌 고난도 수학 문제를 익명으로 푼 청소부 윌 헌팅의 발견에서 시작됩니다. 제럴드 램보 교수는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지만, 윌은 곧 폭력 사건으로 체포되죠. 여기서 흥미로운..
혹시 영화를 보면서 내 인생을 돌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처음으로 인터스텔라를 다시 봤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봤던 이 영화가, 이제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블랙홀과 웜홀이라는 거대한 우주 현상을 다루면서도, 결국 이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건 '사랑'이더군요. 과학과 감성이 교차하는 이 작품을, 지금 제 상황과 겹쳐 정리해봅니다.시간왜곡 - 1시간이 7년이 되는 순간영화 속 가장 충격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밀러 행성에서의 시간 지연(time dilation) 현상입니다. 시간 지연이란 중력이 강한 곳일수록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현상으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한 실제 물리 법칙입니다. 영화에서 쿠퍼 일행이 블랙홀 '가르강튀아' 근처 행성에 단 1시간 머..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단순한 판타지 로맨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전혀 달랐습니다. 전쟁이 일상이 된 세계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를 믿고 사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소피라는 평범한 소녀가 저주를 받아 노파가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지만, 결국은 사랑이 모든 저주를 풀어낸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소피와 하울이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도 서로를 지키려 했다는 점입니다.저주받은 소피, 그리고 움직이는 성소피는 아버지의 모자 가게를 물려받아 책임감으로 살아가는 소녀입니다. 자신의 행복보다 가게를 지키는 것이 먼저였죠. 그러던 어느 날 거리에서 마법사 하울을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하울은 자유롭고 매력적인 ..
당신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 있나요? 그 사람은 왜 특별한가요? 2015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어린왕자'를 보고 나서 저는 이 질문에 대해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계획된 삶을 살던 한 소녀가 이상한 할아버지를 만나 '어린왕자'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인생이 달라지는 이 영화는,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어른이 된 우리에게 잃어버린 것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길들임이란 무엇일까요?영화 속에서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전하는 말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길들인다는 것은 남이 나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는 뜻이죠. 저도 어릴 적 정말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같이 있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고, 그 친구와 함께라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았습니다.어린왕..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갑자기 아무것도 안 보이는 기분, 한 번쯤 느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열두 해를 달려온 방향이 사라지고 나니 막막함만 남더군요. 그 시절 수학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셨던 영화 한 편이 그때는 그냥 흘러갔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 힘들 때 다시 보니 완전히 다른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1989년 작품 죽은 시인의 사회입니다.획일화된 교육이 만들어낸 문제웰튼 아카데미(Welton Academy)는 미국 명문 사립 기숙학교입니다. 이 학교의 교육 방식은 한 단어로 정리됩니다. 실적. 좋은 대학에 얼마나 많은 학생을 보냈느냐가 곧 학교의 가치를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제가 직접 이 영화를 봤을 때, 저 학교가 미국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제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이 구조를 교육학에서..
노래를 못해도 무대에 서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실력이 갖춰진 뒤에 서는 것이 맞을까요? 저도 한때는 당연히 후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는, 스스로 음치인 줄도 모르면서 카네기 홀 무대에 오른 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음치가 카네기 홀에 선다는 것 — 실화의 배경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1868~1944)는 실제로 존재했던 미국의 아마추어 소프라노 성악가입니다. 그녀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뜨거웠지만, 객관적인 음정 정확도(pitch accuracy)는 프로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음정 정확도란 목표한 음과 실제로 낸 음 사이의 일치 정도를 뜻하는 성악의 기초 평가 기준입니다.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