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갑자기 아무것도 안 보이는 기분, 한 번쯤 느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열두 해를 달려온 방향이 사라지고 나니 막막함만 남더군요. 그 시절 수학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셨던 영화 한 편이 그때는 그냥 흘러갔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 힘들 때 다시 보니 완전히 다른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1989년 작품 죽은 시인의 사회입니다.획일화된 교육이 만들어낸 문제웰튼 아카데미(Welton Academy)는 미국 명문 사립 기숙학교입니다. 이 학교의 교육 방식은 한 단어로 정리됩니다. 실적. 좋은 대학에 얼마나 많은 학생을 보냈느냐가 곧 학교의 가치를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제가 직접 이 영화를 봤을 때, 저 학교가 미국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제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이 구조를 교육학에서..
노래를 못해도 무대에 서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실력이 갖춰진 뒤에 서는 것이 맞을까요? 저도 한때는 당연히 후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는, 스스로 음치인 줄도 모르면서 카네기 홀 무대에 오른 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음치가 카네기 홀에 선다는 것 — 실화의 배경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1868~1944)는 실제로 존재했던 미국의 아마추어 소프라노 성악가입니다. 그녀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뜨거웠지만, 객관적인 음정 정확도(pitch accuracy)는 프로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음정 정확도란 목표한 음과 실제로 낸 음 사이의 일치 정도를 뜻하는 성악의 기초 평가 기준입니다.그녀..
솔직히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이렇게까지 오래 머릿속에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본 영화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작품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몬스터 콜〉을 넣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는 철학적이고, 인간의 심리를 아주 깊은 곳까지 건드립니다. 판타지라는 껍데기 안에 담긴 이야기가 이렇게 무거울 수 있다는 게 처음엔 예상 밖이었습니다. 인간 본성의 이중성, 괴물이 건네는 세 가지 이야기 영화는 13살 소년 코너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암투병 중인 어머니, 이혼으로 부재한 아버지, 학교에서 이어지는 따돌림. 이 모든 짐을 혼자 지고 있는 코너에게 매일 밤 12시 7분이 되면 나무 괴물이 나타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첫 번째 이야기는 왕자와 왕비에 관한 것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선한 왕자, 악한 왕비처럼..
할 일은 산더미인데 자꾸 미루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 "이건 내 상황이 안 되니까", "지금은 때가 아니니까" 하며 합리화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끝나있죠. 저도 그런 날들이 꽤 많았는데, 어느 날 본 영화 한 편이 그 핑계들을 조용히 무너뜨렸습니다. 톰 행크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 IQ 75의 한 남자가 그냥 살았을 뿐인데 결국 모든 걸 이뤄낸 이야기입니다.불리한 조건에서 시작된 삶포레스트 검프는 경계성 지능장애(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경계성 지능장애란 IQ가 71~84 사이에 해당하는 상태로, 정상 범주와 지적장애 사이에 위치하며 일반적인 교육 과정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말합니다. 여기에 더해 선천적인 척추 측만증으로 인해 다..